UNIST·고등과학원, 간섭계로 시공간 양자상태 측정하는 이론 수학적 정립
원제: '시공간 양자 상태' 측정 방법 찾았다
UNIST 이석형 물리학과 교수와 고등과학원 권혁준 계산과학부 교수 공동 연구팀이 시간과 공간을 통합한 '시공간 양자상태'를 표준 측정 장치인 간섭계로 직접 측정·재구성할 수 있다는 이론을 수학적으로 정립했다. 이 이론은 광학·응집물질·초전도 등 다양한 양자정보처리 분야에 범용적으로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저자: www.etnews.com

배경: 시간과 공간을 분리해 온 기존 양자역학의 한계
기존 양자역학에서 '양자상태'는 동일 시점에 공간적으로 분리된 입자들 사이의 관계를 기술하는 개념이다. 반면 한 양자계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과정은 '양자 채널'이라는 별개의 수학적 대상으로 표현해 왔다. 이 이분법은 시간과 공간을 하나의 연속된 시공간으로 다루는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을 통합하려는 시도를 어렵게 만들어 온 근본 원인 중 하나다. '시공간 양자상태'라는 개념이 이론적으로 제안되기는 했으나, 이를 실제 실험에서 어떻게 정의하고 측정할 수 있는지는 양자정보과학과 양자 기초론의 미해결 과제로 남아 있었다.
핵심 성과: 간섭계와 시공간 양자상태의 수학적 등가 증명
연구팀은 양자 간섭계에서 얻는 신호만으로 시공간 여러 지점에 분산된 양자 정보를 하나의 시공간 양자상태로 재구성할 수 있음을 수학적으로 증명했다. 간섭계는 양자가 여러 경로를 동시에 지나는 중첩 성질을 활용해 경로 간 차이를 신호로 읽어내는 장치로, 다양한 양자 실험에서 이미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표준 기술이다.
이번 증명의 핵심은 사건의 인과 순서를 사전에 알지 못하는 조건에서도, 측정 가능성의 조건을 먼저 수학적으로 정의하면 그 조건을 만족하는 시공간 양자상태와 간섭계로 실제로 측정 가능한 상태가 정확히 일치한다는 점이다. 즉 시공간 양자상태의 정의와 실험적 측정 가능성이 수학적으로 등가임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모호성 해결: 보조 양자를 '시계'로 활용
간섭계 신호에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서로 다른 양자 과정이 동일한 신호로 나타날 수 있어 측정 결과만으로는 과정을 고유하게 식별하기 어렵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나침반 역할을 하는 보조 양자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해결했다.
더 나아가 연구팀은 두 양자 과정의 시간 방향이 서로 맞춰지는 새로운 시공간 상관관계인 '동기화' 개념을 규명했다. 미시세계에서는 시간 반전 대칭성으로 인해 물리 과정이 앞으로 진행하는지 역방향으로 진행하는지 구별하기 어렵다. 연구팀은 보조 양자를 '시계'처럼 활용하는 이론적 모델을 통해 겉으로는 구별 불가능했던 두 양자 과정의 시간 방향성까지 정확히 식별할 수 있음을 보였다.
의의와 한계
이 이론은 특정 플랫폼에 국한되지 않고 광학·응집물질·초전도 등 여러 양자정보처리 분야에서 복잡한 양자 과정을 간결한 수학적 상태로 표현하고 분석하는 공통 언어로 쓰일 수 있다. 실험실에서 이미 사용 중인 간섭계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현실적 접근성도 높다. 다만 이번 성과는 어디까지나 이론적 틀의 정립 단계이며, 구체적인 실험 검증과 응용 구현까지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