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H취리히, 기계 공진기로 양자 RAM 구현하는 하이브리드 아키텍처 발표
원제: ETH Zurich Combines Superconducting Qubits with Mechanical Resonators to Build Vibrating Quantum RAM
스위스 ETH취리히 연구팀이 초전도 큐비트와 기계 공진기를 결합해 처리 유닛과 메모리를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양자컴퓨터 하드웨어 구조를 구현했다. 음향 진동을 정보 저장 매체로 활용하는 이 설계는 2026년 7월 국제학술지 Science에 게재됐다.
저자: Mohamed Abdel-Kareem

고전 컴퓨팅의 CPU-RAM 개념을 양자계에 도입
기존 양자컴퓨팅 설계 대부분은 처리와 저장 기능이 큐비트 내에 혼재하거나, 전자기 공동(cavity)을 별도 메모리로 사용하는 방식에 의존해 왔다. 전자기 공동은 제어 정밀도가 높은 반면, 동작 온도를 유지하는 희석냉동기 내부에서 상당한 면적을 차지해 시스템 확장 시 물리적 배치 문제가 발생한다.
ETH취리히 하이브리드 양자시스템 연구그룹은 이 공간적 병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자기장 대신 음향 진동을 저장 매체로 사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논문 제목은 "Mechanical resonator–based quantum computing"이며, 고전 컴퓨팅의 CPU와 RAM 분리 구조에서 착안한 아키텍처다.
칩 구조와 동작 원리
실제 구현된 칩의 크기는 길이 7.5 mm, 폭 2.5 mm, 높이 1 mm로 매우 소형이다. 칩 위에는 초전도 큐비트 하나가 처리 및 제어 유닛 역할을 담당하며, 인접한 기계 공진기들이 메모리 역할을 수행한다.
기계 공진기 하나는 여러 독립적인 진동 모드를 가질 수 있는데, 이 각각의 모드가 독립된 메모리 레지스터처럼 기능한다. 각 모드 내부에서 중첩 상태와 얽힘 파라미터를 포함한 양자역학적 상태가 데이터 내용으로 저장된다. 연산 과정에서 초전도 큐비트는 특정 진동 상태를 음향 메모리에서 읽어 알고리즘에 따라 위상이나 진폭을 변조한 뒤, 양자 결어긋남 없이 수정된 상태를 다시 공진기에 기록한다.
음향파는 동일한 주파수의 전자기파보다 파장이 짧기 때문에, 기계 공진기는 등가 라디오주파수 공동보다 더 작은 면적을 차지한다. 또한 음향 감쇠가 발생하기 전까지 양자 상태를 유지하는 시간이 전자기 공동 방식보다 길어 저장 수명이 연장된다는 점이 강조된다.
알고리즘 검증: QFT와 주기 탐색
범용 양자 계산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두 가지 표준 프로토콜로 플랫폼을 벤치마킹했다. 첫째는 양자 알고리즘의 핵심 서브루틴인 양자 푸리에 변환(QFT)이고, 둘째는 쇼어 알고리즘 계열의 주기 탐색 루틴이다. 두 프로토콜 모두 메모리 행렬 전반에 걸쳐 다수의 양자 상태를 정밀하게 저장·조작·결합하는 능력을 요구한다.
두 연산 모두 성공적으로 수행됨으로써, 음향 메모리 기반 아키텍처가 임의의 양자 응용 프로그램을 지원할 수 있다는 원리 증명이 이루어졌다.
의의와 한계
이번 연구의 의의는 확장성 측면에서 기계 공진기가 전자기 공동의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보인 데 있다. 소형화된 메모리 구조는 희석냉동기 내부의 공간 제약 문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장기 실용화를 위해서는 단일 큐비트 구성을 넘어 다중 큐비트 프로세서 환경에서 기계 공진기를 얼마나 신뢰성 있게 확장할 수 있는지가 핵심 과제로 남는다. 공진기 제작 공차, 기계적 결합 파라미터, 알고리즘 오류 지표 등의 세부 데이터는 Science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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